“그 말 한마디가 아직도 기억나요”
어릴 적 부모님에게 들은 말 중에, 지금도 마음에 오래 남아 있는 게 있지 않으신가요?
그 말이 “잘했어, 너는 할 수 있어” 같은 응원의 말이었다면, 지금도 스스로를 믿는 힘이 남아 있을 테고,
반대로 “그렇게 해서 되겠니”, “왜 그것밖에 못해?” 같은 부정적인 말이었다면, 여전히 자신감이 꺾일 때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아이의 마음은 말에 아주 예민합니다. 특히 부모의 말은 아이에게 거울과 같고, 기준이 되며, 세상에 대한 첫 인식이 됩니다.
부모의 말투와 표현이 아이의 마음을 단단하게도, 흔들리게도 만들 수 있다는 거죠.
요즘 부모들은 아이의 자존감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공부보다 자존감이 먼저”라는 말도 자주 들리죠.
그런데 정작 어떻게 자존감을 키워줘야 하는지, 말 한마디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좋은 의도로 한 말이 아이에게는 상처가 되기도 하고, 무심코 뱉은 말이 아이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자존감을 흔들기도 하니까요.
이 글에서는 아동 자존감이란 무엇인지, 부모가 흔히 하는 말 실수는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구체적인 표현 예시까지 함께 안내드립니다.
작은 말 한마디가 아이의 평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 그만큼 부모의 언어는 중요하다는 사실을 함께 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아이의 자존감이란 무엇일까요?
자존감은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는 감정'입니다
자존감은 단순히 기분이 좋은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수해도, 부족해도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느끼는 감정, 즉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힘이 바로 자존감입니다.
이 힘은 유아기부터 형성되며, 주변의 평가나 태도에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부모의 반응은 자존감의 ‘기초 공사’ 역할을 합니다.
칭찬, 격려, 인정, 이해를 통해 자존감은 자라나고, 비난, 무시, 조롱을 통해 작아집니다.
자존감은 공부보다 더 오래갑니다
성적은 떨어질 수 있고, 운동 실력은 늘지도 몰라요.
하지만 자존감이 건강한 아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다시 도전하고, 실망해도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이건 성인이 되어서도 인생을 지탱해주는 밑바탕이 됩니다.
이런 말 습관, 아이 마음에 흉터를 남깁니다
“그렇게 해서 되겠니?” – 비교와 평가
아이에게 동기부여를 주고 싶을 때, 무심코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는 벌써 혼자 글도 쓰는데, 넌 왜 안 해?”
이런 말은 ‘너는 부족하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지며, 아이 마음을 위축시킵니다.
“그건 엄마가 해줄게” – 과잉 보호도 문제예요
아이가 스스로 하려고 할 때 “그거 네가 못하잖아”, “엄마가 빨리 해줄게”라는 식으로 말하면,
시도해볼 기회 자체를 빼앗는 것이 됩니다.
스스로 해보고,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이 자존감을 키우는 데 꼭 필요한데, 이를 방해하는 셈이죠.
이렇게 말해보세요: 자존감을 살리는 언어 습관
‘결과’보다 ‘노력’을 인정해 주세요
"잘했어!"라고만 말하지 말고,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오래 집중했네”,
“끝까지 하려고 노력했구나, 그게 멋져 보여”
처럼 과정을 인정해주는 말을 해주세요.
이런 언어는 아이가 외부 평가보다 자신의 노력에 가치를 두게 합니다.
실수했을 때 이렇게 말해보세요
“이렇게 하라고 했잖아!”
“괜찮아, 이번엔 이렇게 되었지만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실수는 누구나 해. 중요한 건 다시 해보는 거야”
실수나 실패를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자존감이 갈립니다.
부정적인 상황에서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아이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게 됩니다.
말은 흘러가도, 아이 마음엔 남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훨씬 더 민감하게 말을 받아들입니다.
어른들이 잊고 넘기는 말도, 아이는 마음에 고스란히 새기곤 하죠.
특히 부모의 말은 ‘세상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를 알려주는 기준이 됩니다.
우리는 “너는 왜 이것밖에 못 해?”라는 한마디로 아이의 자신감을 무너뜨릴 수도 있고,
“괜찮아, 할 수 있어. 엄마는 네가 해내는 걸 봤어”라는 말로 아이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자존감은 한 번의 칭찬이나 야단으로 결정되지 않지만,
매일 주고받는 작은 말들 속에서 조금씩 자라고, 혹은 깎여 나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투 하나 바꾸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정서가 달라지고, 관계가 달라질 수 있어요.
말을 바꾼다는 건 단지 육아 기술이 아니라, 아이의 내면을 지켜주는 일이며, 미래를 준비해주는 방법입니다.
오늘 하루, 아이에게 어떤 말을 건네셨나요?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한마디가 혹시 아이의 마음에 흉터가 되지는 않았을까요?
앞으로는 의식적으로 한마디씩 바꿔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왜 그랬어?” 대신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건 아니야” 대신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
말은 작지만, 그 힘은 아이의 평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자존감은 말로 만들어지고, 관계 속에서 자랍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부모의 말투, 지금 이 순간의 한마디입니다.